[도서 리뷰] 프로그래머를 위한 기초 해석학



길벗 출판사의 8차 신간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였다. 본인은 리뷰 이벤트에 등록된 많은 신간 도서 중 <프로그래머를 위한 기초 해석학> 책을 신청하였는데, 그 이유는 최근 자연어 처리 학습을 하며 수학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지 '기초'라는 단어가 붙어 있었다는 이유로 신청을 한 이 결정은 큰 후회를 낳게 되었다..

리뷰

1장에는 집합과 사상 그리고 실수의 특성 등 기본적으로 수학책의 초반부에 항상 등장하는 주제가 다루어 졌다. 책의 설명이 전반적으로 그림을 이용하여 진행되다 보니, 기본적 지식을 재점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해석학의 본질적 목표인 수학적 개념들의 증명에 대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이 책은 초반부부터 책의 독자를 대학교 1, 2학년 수준 이상의 대학 수학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으로 산정하고 있다. 따라서 문과 출신으로 고등학교 수학부터 이미 이과인들과의 간격이 벌어진 나에게는 책의 뒤로 갈수록 한 장 한 장을 넘기는게 쉽지 않은 책이었다. 그럼에도 그림을 이용한 추가적 설명들이 나를 책을 포기하는 행동으로부터 지켜주었다.

특히 유익하게 본 챕터는 6장 다변수함수 부분이었다. 딥러닝을 학습할 때, '역전파'라는 개념이 나온다. 한 입력값이 최종 출력값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주는지를 계산하기 위해 출력값으로부터 입력값의 영향을 역으로 추적해나가는 이 행위는, 편미분 개념의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이전에는 굉장히 high-level 수준에서 '아, 이러한 개념으로 진행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이러한 편미분의 개념을 증명을 통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니 어떠한 개념이구나라는 것을 전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리뷰를 위해 책을 꾸역꾸역 모두 넘겨서 보려고 했지만 이해를 깊게 하거나 어떤 깊은 통찰력을 얻기에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수학적 지식이 부족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같은 문과인들도 최소한 '시도'라도 해 볼 수 있을만한 기초 해석학 서적이 있다는 것은 단비와도 같다고 느꼈다. 연습문제도 거의 건드려 보지도 못할 만큼 어려운 것이 '증명'의 세계였지만, 마냥 어렵다고 멀리하지 않을 수 있을만큼 친절하게 도와주는 서적이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에 관심 있고, 수학을 어려워 하셨던 문과 출신 분들께는 나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머를 위한 기초 해석학>의 자세한 내용은 한빛미디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서 리뷰] 스프링 부트 입문자를 위한 <처음 배우는 스프링 부트 2>



한빛미디어의 서평 이벤트로 <처음 배우는 스프링 부트 2> 책을 받아 읽어 보았다. 정말 초심자의 입장인 나의 상태로 책을 읽어 보았기에, 알맞은 눈높이에서 리뷰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리뷰를 남겨본다.

1장

스프링 부트에 대한 기본적 소개와 간단한 특징들을 다루고 있다. 스프링 부트가 스프링에 비해 간결한 설정 방법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책을 관통하는 프로젝트 '커뮤니티 게시판'의 설계를 위해서는 어떠한 설계도가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후, starter가 포함하고 있는 의존 관계에 대한 짧은 설명이 등장하는데 사실 이 부분은 스프링 부트 혹은 스프링을 전혀 접해보지 못했다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책을 두 번 째 보면서 그 중요성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2장

스프링 부트 기반의 프로젝트를 생성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 설정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즉, 이번 장에서는 JDK, IntelliJ 그리고 빌드 툴인 Gradle의 활용법 등이 상세 내용으로 등장한다. JDK와 IntelliJ의 경우 스프링 부트 교재를 본다는 가정 하에 이 책을 보는 모든 독자가 아는 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들을 줄이고, Gradle의 특징이나 활용법에 대해 더 다루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maven 기반의 프로젝트를 실습해와본 독자들이 많았을 것이고, 나 같은 경우도 gradle 기반의 프로젝트를 처음 따라 배워보았다. 따라서 막히는 부분에 있어 검색할 때 정보가 많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부분이 종종 있었다. gradle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추가되어 있었더라면 이러한 가려운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수 있었을 것 같다! 이후 중요한 애노테이션 설정들에 대한 설명이 들어간 것들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3장

3장은 스프링 부트 테스트를 다루고 있다. 테스트 스타터로 뭉쳐진 의존성을 통해 스프링 부트가 얼마나 쉽게 테스트의 수행이 가능할 수 있는지 실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장이다. TDD는 개발을 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책에 등장해야 할만한 적합한 주제이긴 하나, 갑작스러운 등장이 약간 당황스러웠던 장이었던 것 같다. 3, 4장의 위치가 바뀌고 4장에서 생성하는 모듈들에 대한 단위 테스트를 실습하는 것을 이후에 보여주었다면 더 나은 구성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4장

가장 도움을 많이 받았던 스프링 부트 웹에 대한 설명을 다루고 있는 4장이다. 기본적인 게시판의 구현을 실습하며, 어떠한 전체 구조를 지녀야 웹 페이지를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던 장이었다. 또한 게시판 구현에서 어려움을 많이 발생시키는 페이징 처리나, 서버 사이드 템플릿 '타임리프'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었던 것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마 나 같은 초심자에게는 이번 4장과 6장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정보를 담고 있는 장이라고 생각한다.

5장

스프링 시큐리티와 oAuth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5장이다. 이 장 역시 알짜배기 장이었던 것 같다. 스프링 시큐리티가 사실 초보가 처음 접하기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좋은 설명과 실습으로 개념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이 잘 짜여져 있었던 장이다. 그리고 요즘 핫한 기술인 oAuth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각종 sns와 어떻게 연동을 할 수 있는지를 친절한 설명을 통해 도와주고 있다.

6장

4장과 함께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6장이다. 6장은 REST API 서버를 다루고 있다. 최근 Rest API에 대한 관심이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최근에 접해서 그 인기를 늦게 체감한 것일 수도.. 각설하고, 이 장이 특히 좋았던 이유는 Rest API의 구성을 MVC 패턴으로도 한 번, 스프링 데이터 레스트로도 한 번 설계해보며 그 설명의 끈을 이어나간다는 점이다. 저자의 섬세함이 돋보인 장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설정을 위해 DB로 사용하고 있는 MySQL에 대한 설명이 조금 들어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독자가 삽질하며 배워봐도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mysql connector 설정 때문에 삽질을 많이 했다.. MySQL이 8 버전 이후로 넘어가면서 많은 default 설정들이 바뀌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삽질을 통해 웹 서버와 API 서버를 연동했을 때, 이 장의 빛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7장

마지막 장은 스프링 부트 데이터 배치를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장은 리뷰를 하기 민망할 정도로 주의 깊게 보지 못했다. 아직 어렵다.. 이후에 다시 실습해보면 리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평이 좋은 것을 보니 좋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총평

리뷰 이벤트를 통해 증정 받은 도서이긴 하지만 주위에 누군가 스프링 부트를 배워보고 싶다고 하면 주저없이 추천을 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이 짧은게 아쉬울 정도로 알짜배기 내용들을 잘 녹아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을 한다. 아마, 조금의 분량이 더 주어졌다면 분명 더 좋은 퀄리티의 책이 되었을 것 같다. 저자 분이 처음 집필한 책이라고 들었는데 아마 이후에 더 좋은 책의 저자가 되실 것 같다. 초심자의 시선으로 유익하게 볼 수 있었다 :)

<처음 배우는 스프링 부트 2>의 자세한 내용은 한빛미디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opit 멘토링 데이 Review

개발자들의 글을 발행하는 서비스 popit에서 진행한 멘토링 데이를 다녀왔다. 2개의 타임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멘토링의 경우, 세션 별로 본인이 선택한 멘토 3분 중 1분을 랜덤으로 배정 받아 멘토링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두 세션 모두 데이터 관련 멘토를 신청해서인지 모두 데이터 관련 멘토로 배정을 받아 멘토링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윤xx 멘토님(Melon)

  • Melon 빅데이터 팀 근무
    • 프레임워크 개발 -> 빅데이터 엔지니어(Hadoop, HBase)
    • 음악 추천 팀 using Ni-Fi
  • 좋은 아키텍쳐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
    • 위에서 시켜주어야 한다!
    • 정말로 시켜주었 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관련 공부를 계속 이어가야 함
  • feedly 사용해서 공부 계속 이어나가는 것 추천(Get feeds from various sites)
    • 이전에 내가 무엇을 공부해야하는지를 알아야 함
    • 내가 가진 기술과 업계 동향을 수신받으며, 역량을 키워야 함
  • 데이터 팀의 구성은 과학자 3명:분석가 10명 정도
  • 600개의 자소서는 HR에서 걸러짐 -> 60개 자소서 넘어오면 결국 보는 것은 8개..
    • 이후, 1차 테스트 -> 2차 면접
    • 면접은 당장의 실력보다, 기술을 따라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는 경우가 많음
      • 회사에서 시간을 주어줄 때 학습할 수 있으면 됨
    • +) 프로토콜, 알고리즘 등 개발자로서 평생 가져가야 하는 지식들도 잘 갖추고 있어야 함
  • why NiFi?
    • 기술 선택할 때는 그 시점에 가장 유행하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음
    • 실시간 데이터 수집에 NiFi 사용
      • ETL을 모두 처리하는 NiFi
      • Flume - Kafka - NiFi
    • 각 에이전트에 Flume 사용
      • 통계자들에게 넘기기 위해 원시코드 사용하기 보다는 SQL을 이용하는 편
    • CDC: 데이터를 캡쳐 및 저장하는 기능(CRUD 모두 캡쳐)
      • Query Table Capture
  • Oozie로 data batch 역할 수행
  • 오픈소스는 사용 상 문제가 생기면 소스 코드를 열어보는 수 밖에 없음
    • 소스 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조직에 있어야 하는 이유
    • 소스 코드를 이해할 수 없으면 해당 기술을 도입하면 안되는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
  • Open source는 version up을 잘 하지 않음
    • Version up 하는데 1달 여의 시간이 드는데, 그에 비해 큰 효용 X
  • 장애 발생 시 대체 컨텐츠 발생시키면 큰 문제가 없음
  • Melon의 경우 Web log가 일 평균 4-50G 발생하는 수준
  • 업무를 통한 실력의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 주니어 때는 바람직함
  • 빅데이터 라는 Terminology 사용하는 것도 중요
    • 고객에게 팔리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
  • 본인의 경우 아티스트와 사용자의 '친밀도' 시스템 도입하면서 멜론에 Hadoop 도입하게 됨
    • 데이터에 분석에 대한 고객의 needs가 충분히 있었던 시점
  • 데이터 엔지니어에게 Hadoop은 기본 중의 기본
    • manual에 적힌 지식을 자신의 지식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why this Option? / Working algorithm 등)
  • 취업 이후에나 비즈니스 이해도를 갖추어야 함
    • 이전까지는 Basic concepts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
  • 데이터 엔지니어는 tensorflow에서 나온 output을 pipeline화하는 할 줄 알아야 함

홍xx 멘토님(SK)

  • 바이오-인포매틱스: data로 질병 연구
    • 인간 게놈 프로젝트: 무질병자와 질병자의 신체적 특성 비교(SMP)
    • 한 사람 sequencing하면 대략 4TB의 데이터가 나옴
    • 바이올로지는 system 만드는 것을 연구로 삼음
  • J2EE에서 Spring으로 넘어가던 과도기 시절 웹 개발 시작
  • Grid Computing / Parallel Computing 시대
  • Network Management System으로 SK 시작
    • 고객의 경험 품질을 지수화 시키는 프로젝트
    • 큰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이 중요!
      • 1시간에 2천 억건의 데이터 발생 -> 하루 100TB
    • +) 데이터웨어하우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 처음 빅데이터 플랫폼 시작은 바이올로지 논문 사이트에서의 검색
    • Like search에서의 성능 향상을 위해 관심 가지게 됨
    • 더그 커팅의 Lucene
    • Lucene의 한글화 지원하도록 재컴파일 하는 wiki 작성
    • 이후, Apache Nutch
  • Hadoop은 삼성에서 적용하기 시작
  • 오픈 소스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 Hadoop
    • Storage 시장이 많이 바뀜
    • Oracle과 같은 솔루션 기업이 아닌 오픈 소스의 활용이라는 결정으로 바뀌게 됨
  • 순수 엔지니어로 성공하기 어려운 한국 사회
    • SI기업들의 Man/Month -> 돈 깎기 싸움 -> 환경 악화
    •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말 실력이 좋거나 vs 10년 정도 같은 업무를 반복했거나
  • 플랫폼에 쌓이는 데이터를 가지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현 시장
    • 많은 회사에서 데이터 관련 부서를 관리하려는 경향 생김
  • 앞으로도 데이터 시장은 오래 갈 트렌드인 것 같음
  • SK의 Data Transformation 팀
    • 부문 직속 팀일 정도로 높은 rank에 자리하는 data 팀
    • 분산형 조직(Best) Data 관련 기획 팀 / Big data platform 팀 / data service 팀...
    • cf) 기능형 조직은 필요로 할 때에만 채용하는 수준
  • 도메인 전문가 + 데이터 엔지니어 + 데이터 분석가로 구성되어야 그나마 성공확률이 높아짐
    • 도메인 전문가가 없으면, 나머지 둘은 무엇을 할 줄 모름
    • 자기 영역에 먼저 전문가가 되고, 이후 다른 한 도메인을 잘 하는 정도로 공부해야 함
    • 대개 분석으로 도메인 확장하나, 혹은 다른 한 쪽의 도메인 확장할 수도 있음
      • 그 같은 전문가가 별로 없기 때문에 자기만의 장점을 갖출 수 있음
  • 서비스를 IT를 잘 모르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면 인정 받고 역량이 성장됨
  • 데이터에 대한 오너십을 가진 부서를 가진 곳을 가는 것이 개발자로서의 성장에 도움이 됨
    •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이 사실 더 어렵기 때문
  • 학생 수준에서는 하나의 기술을 deep하게 파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공부해보는 것이 중요
    • 그의 장단점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길러야 함


음식으로 기억되는 사랑, 추억 그리고 가족 이야기. 우리는 음식을 통해 타인의 부재를 극복하는가 하면, 마음 속에 간직되던 소중한 기억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루시앙의 가지처럼, 한 여인의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처럼. 연극 '가지'는 음식이 이처럼 인생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신박하게 보여준 작품이다.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부재'의 키워드처럼 우리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부재를 인식해야 하는 날들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부재의 인식은 레이가 아버지의 사후 치과 검진 안내 전화를 받는 것과 같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올 수도 있지만, 그 사람과 추억하던 어떠한 하나의 음식으로 그 부재를 인식하게 될 수도 있다. 레이는 루시앙의 가지 이야기 속에서 음식 속에 담긴 숨은 의미를 찾고, 아버지가 먹던 싸구려 라면을 기억해내며 그의 부재를 인식하고 추억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루시앙이 말하는 가지가 보편적으로 생각되는 'Eggplant'가 아닌 'Aubergine'이라는 점이다. 가지는 자고로 'Aubergine'으로 불러야 더 맛있다고 주장하는 그의 말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작품의 말미가 되면 우리는 그 의미를 서서히 이해하게 된다. 음식이란 차려주는 사람의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진정 의미있게 베풀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코넬리아의 어머니가 Feeding의 욕심에서 그녀에게 좋아하지도 않는 각종 고급 요리들을 선사한 것이나, 레이가 프랑스 고급 요리를 그의 아버지에게 대접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대접'이 되지 못한 것이다. 레이는 아버지의 사후 Aubergine에 담긴 의미를 깨닫게 되고, 루시앙에게 그의 본국 가지를 구해와 가지볶음밥을 해주며 그가 가진 부재를 잠시나마 메꿔주게 된다. 음식에 담긴 당사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레이가 마주보며 식사를 하는 이 마지막 장면은 여러 의미로 굉장히 좋게 다가왔다. 오랫동안 음식과 식사라는 단어에서 갈등을 빚어온 두 사람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순간, 그들의 진정한 식사 시간이 시작된 것만 같았다. 그들은 이제 거울에 갇힌 나 자신을 바라보며 죽음을 마주한 채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한 식사를 하게 된다. 비록 늦었지만서도. 가족과 음식, 그리고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작품.




익숙함의 역설. 



우리는 때로 익숙함에 권태를 느끼며 회피하고자 하지만, 희미해져 가는 그 익숙함을 그리워 한다. 

익숙함은 상대의 소중함을 망각케 하지만, 사라진 익숙함은 상대의 소중함을 경각시킨다.


충동적이고 남들과는 사뭇 다른 세계관을 가진 클레멘타인과 과묵하게 내면의 세계를 굳건히 닫고 있는 조엘의 기억 저 편 이야기는 서로가 가진 익숙한 기억들의 범벅으로 묘사된다. 조엘은 클레멘타인에 대한 자신의 기억이 지워지는 과정에서 결국 자신이 원하던 것은 클레멘타인으로부터의 회피가 아닌, 그녀에게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었음을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때로는 절절하게 상기하게 된다.





이러한 상기의 과정에서 흥미로운 점은 클레멘타인이 항상 열어보고 싶어했던 조엘의 속 깊은 내면을 그가 스스로 그녀에게 공개하며 그녀와의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들이다. 상대가 항상 자신에게 아쉬워했던 부분이 결국에는 본인의 후회로 남아 자리하게 되었던 것이었을까? 결국 기억 제거의 과정에서 이를 극복하며 함께 기억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모습은 한층 더 성장한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익숙함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의 반영이 된다.


영화를 지배하는 절제된 사운드, 과하지 않은 SF적 요소, 그리고 조엘의 단편적 기억 조각들이 맞추어지는 과정에서 관객들이 깨우치게 되는 도입부 만남의 의미. 왜 이 영화가 지속적으로 사랑 받아왔으며, 왜 미셸 공드리라는 감독이 이터널 선샤인을 능가하는 작품을 찍어내는 데 곯머리를 썩고 있는 지 여실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서브 스토리 라인도 함께 아기자기한 정말 정말 좋은 작품.



[Quote]




Clementine: Joel? What if you stayed this time?


Joel: I walked out the door. There's no memory left.


Clementine: Come back and make up a good-bye at least. Let's pretend we had one.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던, 그러나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지 못하던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적 지식과 사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책. 인문학에 대한 기반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책을 읽는 내내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책 제목 그대로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으로부터 시작한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고, 많이 배운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다루고 있는 내용의 그 깊이가 깊지 않기에, 더 깊은 공부를 위한 추가 독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처럼 세상을 비틀어 볼 수 있는, 그러나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읽고, 더 공부해야겠다. 인문학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

"High-level reasoning requires very little computation, 

but low-level sensorimotor skills require enormous computational resources."

<Moravec's paradox>



AI에 대한 호기로운 관심부터 인공지능 논쟁에 있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AI가 인간 삶에 미칠 부정적 영향까지. 사실 인공지능은 과거부터 꾸준히 우리의 관심을 받아온 기술 분야였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부터 더 나은 삶의 수준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 기대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편안함으로 말미암아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해왔다. 그리고 작년,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에게서 '바둑'이라는 종목으로부터 승리를 따낸 이후 인공지능의 대한 관심은 '기대'보다는 '우려'에 맞추어졌다.


다시 한 번,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낯선 주제나 기술이 아니다. 우리는 아마존의 'Alexa'나 애플의 'Siri' 등 선진화된 인공지능을 어디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눈 여겨봐야할 점은 그러한 인공지능이 행할 수 있는 기능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전에는 알람 설정, 특정 음악 재생 등 단순한 기능의 수행에 그쳤다면, 이제는 'Chatbot'과 같은 기술로 인간 수준의 대화를 행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목소리의 인식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예측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그럼에도 현재 AI가 가진 부족한 부분은 대화를 함에 있어, 인간 수준의 '공감' 능력을 가지고 상호작용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공감능력은 고등사고 중에서도 높은 사고력을 요하는 부분으로, 아직까지 AI에게서 인간 수준의 공감 능력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현재 AI는 목소리의 떨림 혹은 감정 변화에 따른 신체 변화 등으로 인간의 감정을 판단하고, 그렇게 분석된 Data를 통한 공감을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Command와 Input에 대한 연산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졌기에, 그에 반하는 혹은 명령어로 산출될 수 있는 Output 보다 더 창의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정재승 교수를 비롯한 뇌과학자들의 비유에 따르자면 인공지능의 이러한 창의적 일탈이 일어날 확률은 '원숭이에게 아무렇지 않게 타자기를 두들기도록 했을 때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나올 확률'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우려하면서도 기대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현재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하나의 '인격체' 정도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인공지능이(정확히 말하자면 딥마인드가) 작년 전 세계를 강타한 이유는 이처럼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바둑이라는 종목은 체스보다 고도의 사고를 필요로 할 뿐더러 경험과 직관 등 수치화될 수 없는 다양한 외부 요소가 승패에 작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 전문가들 조차 인공지능이 발전을 거듭하더라도 '바둑'이라는 종목에서 인간을 넘어설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응, 아니야>


그러나 인공지능에게 불가능이란 없었다. 강화학습, 머신러닝, 딥러닝 등 나에겐 이름만 친숙한 다양한 분야가 발전하기 시작하더니 결국 인공지능이 '바둑'의 최강자들을 물리치기 시작했다. 판 후이, 이세돌, 커제 등 다양한 정상급 기사들을 패전기사로 전락시키며 전 세계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이 여파는 특히나 우리나라에 크게 작용하여, 정부급 인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되었다.

(결국 코딩 의무교육의 시초는 알파고..)


이처럼 날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특성 상, 나는 머지않은 미래에 인격체와 같은 사고가 가능한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이라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이 단순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이 정말로 탄생(생명이다, 정말로)했을 때 이후에 벌어질, 그리고 바뀌게 될 우리 사회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지냐는 것이다.




영화 <Her>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지금으로서는 다소 상상하기 어려운 주제를 다루며,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이 정말로 가능한 것인가? 라는 단순한 질문에서부터 사랑에 대한 본질적 질문, 인간이 인공지능과 달리하는 특성 등 관람객의 사고 정도에 따라 더 깊게 발생할 수 있는 난해한 질문들을 마구마구 쏟아낸다. 그리고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이 우리가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을 맞이하기에 앞서 고민해봐야 할 밑그림의 거름이다.


인공지능과의 사랑, 내 일자리를 앗아갈 인공지능, 성적 분출구가 될 로봇 등.. 인공지능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에 대한 찬반양론은 다양한 주제로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사고를 단순한 논쟁거리로만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끊임없이 이에 대해 고민하고, 의견을 공유하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건강한 사고관을 확립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은 이기심이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래밍화된 인공지능이 본인들의 회계장부를 맡아주기를 원하게 되면, 회계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일자리가 위태로워 진다. 많은 사람들이 이전의 판례들을 모두 분석한 인공지능이 자신의 변호를 맡기를 원하게 되면, 변호사라는 직업이 위태로워 진다. 나는 편리해지고, 남은 위태로워진다. 그럼에도 본인의 직업에 대한 소멸만을 걱정한다고?


"인공지능과 사랑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가?"

사랑에는 한 가지 사랑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육체적 사랑만을 좇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칭 Platonic Love이라 불리우는 정신적 사랑만을 좇는 사람 또한 존재한다. 인공지능과의 사랑은? 굳이 분류하자면 후자의 정신적 사랑이라고 분류할 수 있겠다. 물론 이후 기술적 발전과 더불어 현재 세계 각지에서 개발 중인 '섹스 토이'와 인공지능과의 결합을 통해 두 사랑 모두를 인공지능이 취할 수도 있고 말이다. 


이렇게 된다면 인공지능은 두 가지 사랑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여기서 지적할 수 있는 문제는? 프로그램의 한 패널은 "인공지능은 무조건적으로 자신의 편이 될 것이다. 사랑은 일방향적 종속이 아닌 서로 간의 수평적 관계를 가져야 한다." 라고 주장하였다. 일리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주장 또한 한 사람의 주장이기에 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앞으로 호의적 입장을 취했든, 부정적 입장을 취했든 우리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계속해서 지켜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에 대한 무조건적 찬성, 무조건적 반대가 아닌 자신이 계속해서 견지할 수 있는 뚜렷한 사고를 확립하는 것이 다가올 미래를 맞이하여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하나의 예비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재승 교수가 강연자로 출연한 '차이나는 클라스' 프로그램의 19화를 시청하였다.

사실 정재승 교수는 인지도 면에서 워낙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과학자이기에 모두에게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개발 관련 공부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정재승 교수의 초심자용 과학 관련 도서들을 읽으며 자라왔고,

진중권 교수와 함께 집필한 '크로스'라는 책도 흥미롭게 읽은 경험이 있다. 


때문에 정재승이라는 과학자는 나에게 굉장히 긍정적 느낌을 주는 사람으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가지는 파급력이 강해지고, 각계각층에서 이 용어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며

이 뇌과학자의 발언에 찬반양론이 발생하는 광경을 종종 목격하였다.


혹자는 이 뇌과학자가 AI의 발전으로 인해 국영수를 공부할 필요가 없어지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하며, 

어떤 이는 정재승이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실업률이라는 부정적 영향만이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한다. 

나는 '왜 이러한 반 정재승이 생겨나게 되었을까?'를 고민하며 이 방송을 찾아보게 되었다.


강연을 통해 정재승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생겨나게 된 역사적 배경부터 어떠한 방식으로 지금의 연구원, 과학자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이끄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Atom(현실)'과 'Bit(online)' 이 두 세계를 정보 통신 기술을 이용해 합치는 데에 있다. 현실 세계의 다양한 기계들이 'IoT'를 통해 연결이 되고, IoT의 운영 및 유지에 있어 필요한 모든 데이터들은 'Cloud'라고 하는 가상의 'Database'에 저장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DB에 대한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간이 원하고, 필요로 할 만한 Data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Desktop Factory'라는 개념 또한 등장한다. 1, 2차 산업혁명에서 비롯된 '인간 소외 현상'과 자본가에게만 부가 축적되는 문제점에서 비롯된 이 개념은 'Desktop'이라는 개개인이 소지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기업에 대응할 수 있을 만한 하나의 Factory를 구현하자는 것이다. Desktop에서 시작해 전세계적 미디어로 자리한 마크 주커버그의 Facebook과 같이 말이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 3D Printer의 발전과 함께 힘을 얻고 있으며, 유통비의 절감과 창고 및 저장 공간의 불필요 등 다양한 이점을 지닌 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혁명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재승 교수는 이렇게 주장한다. Fast Follower로 성장해온 우리나라의 교육 여건 상, 우리는 국영수 등 결과적 지표를 확실하게 낼 수 있던 인재를 찾아내고자 했었다. 그러나 First Mover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이제는 국영수 등 단순 해답을 내는 교육열에서 벗어나, 본인이 가진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고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재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게 필요하며 그러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 양식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과연 정재승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의구심만 내비친 것일까? 

AI의 발전에 따라 우리 인간이 학습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주장을 한 것일까? 


나는 "개발자가 되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를 하며 페이스북 내 '생활코딩' 그룹의 글을 관심있게 지켜봐왔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쟁은 항상 절대 다수의 부정적 의견에 의해 일방향적 성장만을 일구어 나갔다. 나는 그러한 글들을 보며 자문했다. "흔히 말하는 이 '현직자'들은 본인들이 속한 field의 발전을 싫어하는 것일까? 다수의 다른 사람들의 유입으로 인해 본인들의 field가 훼손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일까?"


그렇게 나는 '현직자'가 아니기에 명쾌한 답을 찾기 못하였다. 그리고 그 분들의 주장을 그렇게 신뢰하지도, 자주 찾아보지도 않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 분야의 공부를 늦게 시작한 입장에서 보자면, 그 분들의 그러한 방어적이고 회의적 태도가 나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재승 교수와 같이 희망적 사고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표하는 것 또한 아니다. 

(나또한 엘론 머스크와 마크 주커버그가 미디어를 두고 펼치는 AI에 대한 논쟁을 재미있게 지켜보는 입장이다.)


그저 정재승 교수가 주장한 것 처럼 '현재의 우리는 미래에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지 '예측 불가능'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공부를 하는 것 뿐이다. 세상을 경험하며 고민하고, 공부를 하고, 미래를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 '나'라는 사람만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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